일반상식/부동산 지식

부동산 풍선효과란 무엇인가?

▨A포스터▨ 2022. 5. 3.

부동산 뉴스에서는 풍선효과라는 단어가 종종 나옵니다. 풍선은 뭔지 아는데 이게 부동산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 한번쯤 의문을 가져볼 수 있습니다.

 

풍선은 한쪽을 눌러도 그 안의 공기가 빠져나간 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누른 부피만큼 반대쪽이 튀어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풍선의 껍질은 탄력이 있어서 늘어나기 때문에 한쪽을 누른다고 해서 쉽게 구멍이 뚫리거나 하지 않습니다. 풍선에 압력을 가하면 일시적으로 모양이 변형될 수는 있지만 그 압력이 풀어졌을 때 완벽하게 다시 복구가 되므로 결국은 풍선을 눌러놔도 소용이 없다, 아니면 계속 누르고 있어야 그 모양이 유지되는 것을 알게 됩니다.

 

풍선

과학시간이 아니니까 풍선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하고 부동산으로 돌아와서 보면, 정부가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여러가지 부동산 정책, 규제를 발표합니다. 예를 들어서 투기과열지구에 있는 재건축 아파트에 분양가 상한제를 걸어놓으면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업시행전 집값이 과도하게 오르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아파트 재건축은 대규모 건설이 진행되며 전월세 수요도 늘어나서 인근 집값도 함께 오르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를 억제하기 위한 정책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시중의 부동자금이 많으면 분양가 상한제가 걸리지 않은 다른 지역이 오르기 시작합니다. 서울의 부동산규제를 강화했더니 경기도의 집값이 오른다거나 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서울쪽의 투자 심리가 강한 압력(부동산 규제)을 만나서 유망한 경기도 쪽으로 옮겨가는 것 입니다. 재건축 연한(30년)이 돌아온 1기 신도시의 경우 평당 호가가 3000만원대에 올라왔는데 불과 몇년전에 비하면 엄청난 상승입니다.

 

평촌 신도시

현재 실거래가 9억에 호가가 10억대에 형성된 평촌의 롯데 아파트는 2017년의 3억 정도에서 5년간 무려 3배이상 올랐습니다. 물론 평촌내에 입지도 좋고 재건축 프리미엄이 선반영 된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짧은 시간에  너무 과도하게 올랐다는 사실입니다.

 

평촌 아파트

그렇다면 서울지역은 부동산 가격이 안정화 되었는가? 그것도 아닙니다. 아래는 명수대 현대의 시세로 2017년에 비해서 2.5배 정도 상승했습니다. 뭐 비율로 따지면 조금 차이가 나긴 하네요.

 

 

흑석동 아파트 가격

풍선효과를 이야기하면서 특정 아파트의 가격에 집중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지만 뉴스에서 나오는 내용들은 너무 전체를 퉁쳐서 추상적으로 들리기 때문에 가끔은 숲이 아니라 이렇게 나무를 볼 필요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기가 살 집을 구하는 것은 뉴스를 듣고 하는게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과연 풍선효과가 나의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실제 가격을 봐야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쓰이는 부동산의 풍선효과에 대해서 보면 주로 서울 강남의 집값을 잡는 정책이 나오면 다른 지역의 가격이 오른다는 말이었는데 서울을 넘어서 경기도로 확대가 되었습니다.

 

집값은 전국적으로 오르지만 그 중에서도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지역이 있습니다.

 

- 강남(서초, 송파)에 부동산 정책으로 압력을 가함

 

- 마포, 용산, 성동 등 주변 지역이 급등

 

- 광진구 등으로 퍼져 나감

 

- 경기도로 확장되서 수원, 용인, 성남이 급등

 

-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에 1기 신도시가 급등

 

이런 식으로 계속 부동자금이 규제를 피해서 돌고 돌면서 가격을 올려놓습니다. 이만큼 올랐으면 떨어질 법도 한데 부동산은 주식과는 달리 한번 오르면 잘 안떨어지죠. 거래가 없으면 이런 상황이 더 오래가는데, 호가만 올려놓고 오랫동안 기다리기 때문에 싼값이 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은 오래 기다려야 합니다.

 

풍선효과의 논쟁

풍선효과는 부동산 뿐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경제, 사회학에서 넓게 다루는 주제입니다. 풍선효과를 영어로 벌룬 이펙트(balloon effect)라고 하는데 미국의 마약단속 정책의 문제점에서 자주 나옵니다.

 

미국의 마약은 대부분 멕시코에서 들어옵니다. 미국이 멕시코와 남쪽에 긴 국경을 맞대고 있고 카르텔이 발달한 멕시코다 보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래서 미국이 남쪽 접경 지역을 집중단속하니까 콜롬비아 등 다른 중남미 국가에서 공급이 늘어납니다. 이제는 멕시코 뿐만 아니라 모든 중남미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물론 마약은 사회의 악이니까 강하게 단속을 해서 소탕해야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많은 미국 사람들이 마약에 중독되어 있다는 것 입니다. 수요가 끓이지 않으니 멕시코에 마약 단속을 강화해도 어떻게든 다른 공급루트를 뚫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되면 원래 취지가 무색하게 되고 미국의 소비자(?)들은 더 다양한 루트를 통해 원하는 제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본질적인 해법(중독자들 수를 줄이는 것)과 함께 진행해야지 한 가지 현상만 해결하려고 압력을 가하는 것은 결국 풍선처럼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래서 세월이 지나도 딱히 해결된게 없다. 이것이 풍선효과가 주는 교훈입니다.

 

풍선효과의 문제점을 너무 강조하면서 모든 규제를 풀자고 하는 주장도 있는데요. 모든 부동산규제를 반대하는 극단적인 주장도 규제만이 해결책이라고 주장하는 주장과 별로 다를바가 없습니다. 적당히 눌러주면서 본질적인 해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난 수십년동안 정부가 다양한 부동산정책을 시행해왔습니다만, 갈수록 집값이 올라서 집을 갖는 것을 아예 포기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지난 정책들의 풍선효과에 대해 끓임없이 논쟁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 한쪽의 주장이 맞다고 믿는 것 보다는 부동산 정책에는 항상 동전의 양면이 있다는 것을 교훈입니다. 때로는 규제가 필요하겠고 때로는 규제를 풀어줄 필요도 있습니다. 너무 나쁘게 볼 것도 좋게 볼 것도 아닙니다. 다만 그 정책에 의해서 삶의 명암이 갈리는 이들도 분명히 있을테니까 이런 민감한 주제는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또 자신의 주장을 하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풍선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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